2008년 12월 22일 월요일

[시선집중 이 사람!] 계명대 김영문 교수

[시선집중 이 사람!] 계명대 김영문 교수
"내년 소외층 창업지원 전념"
2005년부터 카페 개설 '창업전도사'
아이템 선정 이상으로 사전준비 중요


17일 저녁7시 계명대 성서캠퍼스 경영대 307호. 20대 아가씨부터 60대 노인까지 30여명이 미시우먼 대표 전임경(36ㆍ여)씨의 보따리무역 성공학 강의에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다. 중국 최대의 이우(義烏)시장을 둘러싼 개인무역이 이날 주제였다. 2시간여 강의동안 "보따리무역 창업은 어떻게 하느냐", "물품대금은 어떻게 지급하느냐" 등 질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날 창업세미나를 마련한 계명대 김영문(47ㆍ경영정보학) 교수는 "예비창업자는 '아이템'만 우선 찾는 경향이 있지만 철처한 사전 준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창업 전도사로 널리 알려진 김영문 교수가 최근 10년간의 경험을 집대성, 새로운 형태의 창업사관학교를 준비하고 있다. 경기불황으로 대량실업의 우려가 커지는 내년을 대비, 장애인과 모자가정, 기초생활수급자 등 소외계층을 위한 창업준비과정이다. 김 교수는 이미 비영리 민간단체인 '사람나눔회'도 설립하고 1년반동안 사회복지사 2급자격증 과정을 공부하는 등 준비를 마쳤다.

"IMF때는 실직자들이 약간의 돈이라도 쥐고 있었지만 최악의 경기가 예상되는 내년에는 서민들의 주머니가 텅텅 빌 것"이라는 그는 "소자본으로 할 수 있는 1인기업(소호)을 우선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창업강좌를 시작한 것은 IMF 직후인 1998년이다. 한국소호벤처창업협의회를 처음 만들어 실직자 등을 상대로 창업 교육과 현장 탐방, 무료창업 컨설팅 등을 이어갔다. 매년 60회 안팎의 창업강좌에 30∼40명의 수강생들이 10년 이상 지속됐으니 어림잡아도 2만명이 거쳐간 셈이다. 참가비의 절반은 초청강사에게, 절반은 불우시설에 기부하는 것이 그의 원칙이다.

그가 창업전도사의 명성을 얻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2005년 9월 창업강좌에 참가하기 힘든 장애인의 희망으로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 창업길라잡이(cafe.daum.net/isoho2jobs)라는 카페를 열었다.


이곳에는 김 교수가 직접 현장에서 캠코드로 찍은 창업 동영상이 811개나 올려져있다. 이론과 실무, 사례, 창업아이템 등 온갖 내용을 망라하고 있다. 이 동영상은 다음의 창업동영상중 27%에 해당하는 양이다.

카페 회원도 1만9,000여명에 이르고 창업성공 사례도 끝이 없다. 대구의 한 50대중반 남성은 우리나라에서 생리대를 가장 많이 팔고 있고 40대 대구사람은 축구화와 농구화, 풋살화 등 3종류의 신발만 일본과 보따리무역하면서 인터넷쇼핑몰을 운영, 연간 1억원에 가까운 수익을 올리고 있다.

2006년 12월에는 '한권으로 끝나는 창업길라잡이 창업학'이라는 672쪽짜리 책도 썼다. 두께가 장난이 아닌 것이 축적된 정보량을 대변하고 있다.

"10여년간 캠코더를 하나 걸치고 동대문과 남대문, 화곡동 시장과 일본 오사카 등 국내외 도매시장과 창업현장을 틈만 나면 누볐다"는 그는 "창업도 기초체력이 튼튼할 경우 아이템을 고르는 눈이 절로 뜨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 2, 3개 정도로 창업 동영상을 제작하고 있는 김영문 교수는 "실직자가 늘고 있는 것이 피부로 느껴지는 만큼 내년에는 사회 소외계층을 위한 창업 세미나를 집중적으로 열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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