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6월 28일 목요일

최근 창업환경과 분위기를 우려한다

최근 창업환경과 분위기를 우려한다

한국이 1997년 11월에 경제위기를 맞게 되고,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기 시작하면서 이른바 벤처열풍이 시작되었다. 정부에서도 실직자 문제의 해결방안 중의 하나로 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시작하였는데, 그것은 한 개의 벤처기업이 창업되면 당연히 여러 명의 실직자들이 취업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상황은 어떠한가? 한 때 벤처신화라고 연일 언론에 보도되는 수 많은 벤처기업들이 도산하거나 더 이상 수익을 내지 못하고 M&A되고 있으며, 벤처기업을 창업하였거나 벤처기업에 투자를 한 수 많은 엔젤투자가들의 한숨 소리만 여기 저기에서 들릴 뿐이다.

최근에는 프랜차이즈 창업이 활성화되면서 모든 창업분야가 프랜차이즈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는 억지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만들어서 가맹점을 모집하고, 이를 통해 가맹비 수익을 확보하려는 투기꾼까지 등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외식업을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프랜차이즈 본사를 통해 창업한 가맹점들이 기대했던 수익을 내지 못하고, 매달 엄청난 적자를 보면서 점포 권리금 및 보증금을 물론이고 월세마저도 걱정하는 창업자들이 매우 많은 것이 사실이다.

왜 이러한 일들이 발생하였을까? 그것은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는데, 첫째는 많은 예비창업자들이 창업을 너무 쉽게 생각하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돈만 있으면 취업보다는 창업이 쉽고, 특히 외식창업의 경우에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많은 사람들이 뛰어들었고, 요즈음 외식업이 너무 많이 생겼다는 것을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 소자본 가맹점의 경우에도 '본사에서 알아서 다 해 줄이다'는 생각을 갖고 시작했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둘째는 최근의 창업환경과 분위기가 예비창업자들을 무작정 창업으로 내몰았는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즉, 제대로 준비도 되지 않은 예비창업자들을 유행따라 바람따라 창업의 현장속으로 뛰어들게 하였고, 그로 인해 지금 우리는 수 많은 창업자들이 파산하거나 창업실패로 인해 낙담하는 모습을 다시 보고있다는 것이다. 특히 창업에 자질이나 적성이 맞는지 그렇지 않은지도 고려하지 않고 창업을 하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허상을 심어준 것이 아닌가 한번 정도는 반성해 볼 일이다.

실제로 필자가 최근 창업을 원하는 예비창업자 143명을 대상으로 창업자질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예비창업자들의 62.9%가 창업에 자질(혹은 적성)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되어 상당히 놀랐다. 특히 창업자로서 반드시 요구되는 결단력(decision), 인내력(perseverance), 개성 및 열의(personality, enthusiasm), 책임감(responsibility)에서 55% 이상의 예비창업자들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창업자로서의 자질이 성별, 연령별, 학력별로도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어, 향후 창업정책을 수립할 때에 창업자로서의 자질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제시하였다.

즉, 창업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 자질과 적성을 갖춘 사람만이 하는 것이고, 그래야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아주 평범한 진리는 프랜차이즈 본사, 창업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정부당국, 그리고 창업관련 기관이나 단체에서는 모르고 있는 것 같아서 현재의 창업환경과 분위기를 매우 우려한다. 지금의 창업환경과 분위기를 그대로 방치한다면, 2003년에는 벤처대란에 이은 창업대란과 더불어 가계파산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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